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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트릿으로 본 플러싱 맥도널드. 언뜻 보기에도 동양인이 많이 보인다.


난데없이 뉴욕 주에 위치한 퀸즈 플러싱이 한국 뉴스, 미국 뉴스 가릴 것 없이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관련뉴스 링크는 이곳을 참조)


1. 플러싱에 맥도널드가 있는데, 아침부터 한국 노인들이 와서 음료 하나 사놓고 나가질 않는다.

2. 참다못해 해당 지점은 경찰을 몇번 불러 실랑이를 벌였고,

    급기야는 20분 이상 앉아있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경고문을 부착하였다.

3. 한인사회가 들고 일어섰고, 맥도널드 불매운동을 시작하였다.


사실 처음 이 뉴스를 접했을 당시 바로 든 생각은 '맥도널드가 좀 심했네' 였습니다. 맥도널드건, 스타벅스건, 차를 마실 수 있는 체인점들은 의례 오래 앉아 있는 고객들을 제재하지 않는 것이 공공연한 분위기입니다. 한국만 해도 맥도널드나 스타벅스 등에서 숙제를 하거나,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때우는 고객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손님이 너무 많아 앉을 자리도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 문제될 행동은 아닙니다.



영화 록키 발보아 중에서


그렇다고 이것이 한국인만의 특성인가? 아닙니다. 미국에도 항상 같은 시간에 죽치고 앉아 신문을 본다던가, 즉석복권을 긁는 등, 마치 자기 집 거실처럼 지내다 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영화에서도 이런 인물들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화 '록키 발보아'에서는 항상 같은 자리에서 신문과 성경책을 읽는 인물이 나오는데, 그는 심지어 주방까지 내려와 레스토랑 주인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영화 '아멜리에' 중에서


영화 '아멜리에'의 한 등장인물은 항상 같은 카페에 들어와 녹음기로 사람들의 대화를 녹음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여성 직원에게 추파를 던지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인물들이 대부분 비슷한 연령대로 그려진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중장년층이 식당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흔한 일이라는 것이죠.



게다가 뉴욕과 같은 대도시 인근처럼 대중 교통으로 손쉽게 상업지역에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유명을 달리한 맥도널드 할머니가 한때 언론에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맥도널드 할머니 관련 이야기는 이곳에서)




플러싱은 뉴욕 맨해튼에서 16km정도 떨어진 도시이다(빨간 표시)


그럼 왜 하필 한국인 노인들이 문제가 되는걸까요? 과연 인종 차별일까요? 플러싱이라는 동네를 구성하는 인구의 대부분은 중국인과 한국인, 라티노들입니다. 문제가 발생한 플러싱은 전형적인 한국 동네입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 맥도널드에 한국인이 많고, 한국 노년층 손님이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해당 맥도널드 주변지역 풍경. 한국보다 한글 간판이 더 많다.



두번째로, 위에서 열거했던 오랜 시간을 식당에서 보내는 미국인들의 경우 대부분 혼자 다닙니다만, 이번에 문제가 된 맥도널드에 자주 가는 노인들은 대부분 하나의 무리를 형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혼자 가는 것보다는 레스토랑의 자리도 많이 차지했을 것이고, 더 시끄러웠을 것이며, 더 오랜 시간을 머물렀을것임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레스토랑 지배인 입장에서도 신경쓰이는 손님들이었겠지요.



이민온 노인들은 외롭다


하지만, 서울이던 뉴욕이던 노인들은 외롭습니다. 더구나 이민 1세대인 현재 미국의 한인 노인들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정도차가 있겠지만, 대부분 처음 미국에 와서 인종 차별과 저임금으로 고통받으며 살아왔을 것이며, 극히 제한된 인간 관계에서만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한인 라디오 방송을 청취해보면, 노년층들의 의료, 사회보장 지원금 등의 혜택을 받는 과정에서 언어적 문제로 고통을 토로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하다못해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 걸려온 전화 그 어느 하나 맘편하게 한국어로 대화할 수 없다는 점은 큰 불편이며 제약입니다.


법규나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마음껏 어딘가를 나가는 것도 힘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뒤늦게 미국에서 장성한 자식들이 배우자와 사별한 노부모를 초청해서 이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식들은 맞벌이로 하루 종일 바쁘고, 노인 혼자 집을 쓸쓸히 지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늦은 나이에 미국에 왔으니 구멍가게를 가려고 해도 자동차 운전을 해야 하는 동네에서 하루 종일 집앞 5분거리 산책로밖에 갈 곳이 없습니다.



인종차별보단 소외계층 보듬기 관점에서


이번 맥도널드 사태는 본질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돌아보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국내 언론과 댓글을 보면, 이번 일을 인종 차별 내지는 한국인의 추태 수준으로 몰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보기에 훈훈한 풍경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선정적이고 단편적인 생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차라리 맥도널드가 통크게 해당 매장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메뉴를 제공하는 등, 노인들을 위한 쉼터로 거듭나서, 지역사회에서 환영도 받고, 브랜드 이미지도 신장하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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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막골 at 2014.01.19 15:59 신고 [edit/del]

    저도 노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만은 이런것은 우리 공관이나 거기 공공기관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개인 사업장을 문 닫을 지경으로 죽치면서 진상 부리며 손님은 왕 운운 하는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메뉴나 시스템 개발에도 노년층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돈 쓰는것 아까운 사람이 대부분이구요.
    당연히 우리나라 노인들이라고 부각 시키는 점은 언짢은 이야기지만 다른 입장에서 보면 이제 한인타운에 패스트푸드점을 열 사람은 없겠습니다. 그야말로 한인들만 사는 코리아타운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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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라 at 2014.01.20 23:25 신고 [edit/del]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어째서 일개 개인 사업장이 그런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인회가 그렇게 단합이 잘 된다면 지역 어르신을 위해 노인회관 같은 것을 마련하는 것이 맞지요.
      어르신들이 그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지 말고요.
      이럴 때만 한인회 이름 걸고 나서지 말고 그런 어르신들을 위해 한인회는 무엇을 했는지가 궁금합니다.

  2. 김흥기 at 2014.01.19 18:11 신고 [edit/del]

    역시 바깥에 계시니 인간이라는 게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군요(사람은 개개별로 다르지만). 한국 언론에서는 자꾸 이것을 '한국만의 독특한 노인정 문화를 이해 못하는 개인주의적 외국인의 무례함' 정도로 이끌어가려고 해서 개인적으로 좀 그렇더라고요. 답답하던 차에 선배님 글을 읽으니 좋네요.

    그와는 별개로 의문인데요. 미국에서는 맥도날드 체인점이 모두 직영인가요? 아시다시피 한국은, 그리고 일본도 매장이 직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잖아요. 만약 직영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지역 사회를 위한 대승적 대처와 공헌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으로서는 어려운 일일 테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윗분 말씀대로 행정의 힘이 필요해 보이기도 하네요. 물론 맥도날드 본사가 큰 마음을 먹고 그룹사 차원에서 대처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기는 있겠지만 위험하기도 하고(타 지역과의 형평성 등).

    아무튼 복잡한 문제네요. 타 국가에서 살면서 겪는 모든 문제가 차별로 점철된 것은 아닌데도 입장이나 상태에 따라서 차별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향이 있지요. 특히나 본인이 약자라면요. 이번 일이 만약 지역 비이민자 노인과의 갈등이었다면 그 부분을 중심으로 여론이 흘러갔을 텐데 다른 요소(이민자, 인종 등) 때문에 본질에 잘 접근하기 어려운 것을 보니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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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logIcon 땅콩이 at 2014.01.19 18:35 신고 [edit/del]

    맥도날드 이야기의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교해보시는것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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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j at 2014.01.20 09:41 신고 [edit/del]

    근데 저 매장 대응이 이해가 가는게, 워낙 좁습니다. 내부 사진이 나온 뉴스도 있는데, 정말 그게 다예요. 한 테이블만 자리를 계속 차지해도 하루 매상이 확 줄테니, 매니저가 저렇게 대응할 만도 합니다. 물론 세련된 방법은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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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ocka at 2014.01.20 17:04 신고 [edit/del]

    하루하루 자기 밥벌어먹고 살기 힘든 점장한테 너무 많은걸 기대하시는군요
    사진보니까 좁다터진 매장에서 잘돼봤자 식구 먹고살기 빠듯할것 같은 매장이더구만
    자기 가족도 제대로 감당못하는 노인들을 왜 동네 가게에서 책임지라고 합니까?
    이렇게 몰려다니실려면 서로 돌아가면서 집에서 모임하면 좋지않습니까?
    그리구 우리나라 노인들 문제아닙니다 우리나라 남자 노인들의 문제지
    전 맥도날드 할머니 제외하고는 할일없어서 파고다 공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얼쩡거리는 할머니 못봤습니다
    여성노인들은 집에서 뭐라도 하고 모여서도 수다떠는 한편 뜨게질을 하던가 자기들끼리 모여 음식을 해먹던가 뭔가 합니다 할 줄 아는건 대접받는것 밖에 없는 남자 노인들이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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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노인정신차리자 at 2014.01.22 18:43 신고 [edit/del]

      맞습니다. 뉴욕이 꼭 아니라도 파고다같은곳은 노인전용공간이 된지 오래입니다. 잘되던 장사가 노인들이 가게앞을 우후죽순 죽치고 앉아있으면서 젊은이들이 근처도 가지않는곳도 많습니다. 여자들은 늙어도 꾸준히 문화센타같은데서 친목을 도모하며 계속 배우고 집안살림도 하는데 퇴직만 하면 우리나라 남자들은 손하나 깜짝안하고 군린하려 들고 물을 흐려놓습니다. 폐지를 줍거나 뭐라도 하는 할머니들에 비해 할아버지들은 너무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티비만 보고 마누라를 귀찮게 합니다. 그러나 뉴욕에서의 일은 그래도 맥이 잘못한것 같습니다. 노인들이 일차로 장사하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맥은 그래도 손님인데 경찰을 불러다 끌어내는 일은 분명한 인종차별입니다. 백인들이 그랬다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노인들 과거의 유교사상에 젖어 나이가 계급인지 착각하지 말고 눈치좀 보고 삽시다

  6. 민폐민국 at 2014.01.21 01:55 신고 [edit/del]

    맥도널드 사건으로 보며 잘 알 수 있는 문제가 뭐냐면 한국인들의 타인을 생각 안 하는 엽전주의입니다.

    커피 1~2불 짜리 달랑 한 잔 시켜놓고는 그걸 가지고 4~5명이 나눠마시며 그 엽전들 특유의 소란스러움을 고수
    한다는 게 문제죠. 것도 매니저가 5년간을 참았다 합니다. 정중히 부탁까지 했다 합니다. 다른 손님들이 불평으로
    환불까지 했다 합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거기다 장소는 (테이크아웃)인앤아웃을 요하기 때문에 싼, 패스트푸드점..

    이게 비단 뉴욕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한국에 좀 붐빈다는 번화가의 패스트푸드점 들어가 보세요. 욕나옵니다.
    애들은 시끄럽고, 계산대는 가로막고 있고, 세치기는 기본에 이건 완전 도떼기시장 입니다.

    한국인들의 공공매너는 최악입니다. 무례하고 함부로고 도무지 지들 밖엔 몰라요. 미국에선 노인들이 그러죠?
    한국에선 젊거나 어리거나 중년이거나 대중없어요. 이게 일반적인 한국인들의 생활습관이란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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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UnLAB at 2014.04.27 12:35 신고 [edit/del]

      엽전주의니 이런 용어는 좀 안쓰셨으면 좋겠네요. 애초에 지금 이 상황에서 어울리는 용어 자체도 아니구요. 엽전이란 단어가 어디서 유래됐는지 아시면 감히 엽전이란 단어를 쓰지 못하시리라 생각합니다.

  7. 41 at 2014.01.21 09:16 신고 [edit/del]

    어버이연합 새끼들한테 논점이 어디있어... 그냥 지랄하면 다 되는지 아는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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